‘윤창호법’도 우습게 보는 음주운전자에겐 곤장 치면 어떨까

2019-09-24 13:43:47

태형, 음주운전과 뺑소니를 줄일 수 있는 극단의 방법

“법을 강화해도 음주운전과 뺑소니 등 선량한 사람의 목숨을 앗는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경각심을 주는 방법이 필요하다”



[임유신의 업 앤 다운] ‘자율’은 참 좋은 말이다. 알아서 잘 지키면 모두가 편하고 혼란도 없고 불공평한 일도 발생하지 않는다. 현실은 자율과는 거리가 멀다. 알아서 법을 지키기는커녕 무시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도로 위에서도 지켜야 할 법이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는 때가 많다. 도로 위에서 법이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단순히 어기는 데 그치지 않고 타인에게 큰 피해를 준다. 심지어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한다.

어느 분야나 법을 잘 지켜야 하겠지만, 도로 위에서는 특히 더 잘 지켜야 한다. 도로 위에서 잘 지켜지지 않는 행위 중 하나는 음주운전과 뺑소니다. 음주운전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술에 취해 걸어가다가 길가는 사람과 부딪히는 것과 음주운전을 하다가 치는 것은 피해 정도가 하늘과 땅 차이다. 뺑소니는 교통사고를 낸 후 적절한 조치 없이 도주해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죽는 일이 발생한다. 둘 다 선량한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신체에 피해를 입어 평생 고생하면서 살아간다. 음주 운전의 경우 운전자 본인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처벌도 약하다. 우리나라는 음주운전 사망사고 처벌 수위가 낮아서 평균 징역 1년이고 70%는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윤창호 사건 등 몇몇 사례를 거치며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346명에 이른다. 줄어드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가 피해를 본다. 특히 음주운전은 재발률이 높은데도 처벌이 약해 재발을 부추긴다.

뺑소니는 해마다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연간 8000여 건 정도 발생한다. 뺑소니로 인한 사망자도 과거와 비교해 줄었지만 여전히 100명대 중반에 이른다. 검거율이 100%에 가깝다고 하지만, 범인이 검거될 때까지 피해자와 가족이 받는 고통이 크다. 검거된다고 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10% 초반으로 낮은 편이다. 결국 피해자와 가족만 힘들어질 뿐이다.



음주운전과 뺑소니는 줄어들고 있지만 근절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도 어느 정치인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8살 아이가 불법체류자에게 뺑소니를 당해 의식을 잃을 정도로 큰 피해를 보았다. 알려지지 않은 사고가 많아서 그렇지 억울하고 안타까운 사고는 더 많다.

음주운전이나 뺑소니가 계속해서 줄어들어서 다행이지만, 피해는 여전히 적지 않게 발생하다. 시스템을 정비하고 법을 강화해 자율적으로 지키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좀 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조치도 필요해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법을 어겨도 처벌이 약한 편이다. 법리에 따라 처벌을 내린다고 하지만 누가 봐도 불공평한 경우가 많다. 불공평한 집행은 불신을 키우고 지키지 않아도 그만이라는 인식이 퍼진다.



상황이나 신분에 따라 고무줄처럼 바뀌는 형량 대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하는 처벌을 마련하면 음주운전이나 뺑소니를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음주운전이나 뺑소니 관련해서 해외 처벌 방법을 소개하는 글을 종종 접할 수 있다. 벌금을 아주 많이 물리거나 형량을 높게 잡는 등 법을 강화한 방법도 있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처벌을 동원하기도 한다.

태국은 음주 운전자에게 영안실에서 시신을 다루는 일을 시켜 경각심을 높인다. 브라질은 음주 교통사고를 일으키면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살인법으로 분류한다. 싱가포르는 높은 벌금을 물리고 죄질에 따라 태형도 집행한다. 중국에서는 만취운전으로 적발되면 형량에 제한이 없어서 최고 사형을 집행하기도 하고, 미국 일부 주에서는 최대 종신형을 선고하기도 한다. 일본은 차량 제공자, 주류 제공자, 동승자도 함께 처벌한다. 이 밖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차를 압수해서 매각하거나 형광 번호판을 달아 구분하는 등 방법도 동원한다.



싱가포르는 태형을 집행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는데, 징역보다 끔찍한 형으로 여긴다. 태형에 사용하는 도구는 길이 1.2m, 굵기 1.3cm 정도 되는 나무다. 한 대만 맞아도 살이 찢어지고 피가 날 정도라 건장한 남성도 한 대 맞고 기절할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한다. 다른 형벌과 함께 집행하는데 성인은 최대 24대, 청소년은 최대 10대까지 집행한다. 상처 때문에 한 번에 집행하지 못하면 나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때리기 때문에 심리적 고통도 크다. 태형을 경험한 범죄자의 재범률은 낮다고 한다. 태형이 만능은 아니어서 인권 침해 논란도 있고, 성별과 나이에 차등을 두고 건강 상태를 고려하는 등 예외가 있어서 불공평할 여지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잘 활용한다면 효과는 크다.

만약에 우리나라에서 음주나 뺑소니 운전자에게 태형을 집행한다면 발생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시스템 개선과 법 강화로 인해 발생 건수가 줄어드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말이다. 그리고 법이 강하되든 말든 우습게 여기고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경각심을 줄 수 있다.



태형은 우리나라에서는 극단적인 방법일 수 있다. 처벌은 그 나라의 환경과 상황, 법의 성격 등에 맞춰야 한다. 태형이 아니더라도 우리 실정에 맞는 처벌 방법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자율이지만, 자율이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다면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태형 같은 처벌 방법을 도입하기 힘들다면 있는 법이라도 잘 적용하고 공평하게 집행해야 한다. 음주운전과 뺑소니 등 목숨을 앗는 범죄에 대해서는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임유신 칼럼니스트 : 자동차 전문지 <카비전>, <모터 트렌드>, 등을 거쳤다. 얼마 전까지 글로벌 NO.1 자동차 전문지 영국 BBC <탑기어>의 한국판 편집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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