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500만원 수입? 고수익 배달대행 알바의 허와 실

2019-10-04 10:01:15



사각지대에 놓은 라이더들, 배달 시장의 확대와 부작용

[최홍준의 모토톡] 연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배달앱 시장. 중국음식점 배달로 대변되던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은 이제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배달과 서비스로 확대된 상황이다. 2000년대 초반 무렵 음식점에 소속되어 주문받은 음식만 배달하는 것이 아닌, 고객이 원하는 잔심부름이나 번거로운 일까지 해주는 대행업체들이 생기면서 크게 변하기 시작했다.

‘해주세요’로 존재를 널리 알린 배달대행은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탄생하면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확대 시켰고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배달 시장은 연간 20조원이라는 큰 수준으로 커졌고 대형 회사는 물론 수많은 중소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활황을 누리고 있다. 1인 가구의 확대와 다양한 서비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간편한 형태 등으로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곧 전체 인구의 30%에 이를 만큼 늘어날 전망이어서 배달 대행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시장은 쿠팡과 카카오 등의 대기업도 손댈 만큼 뜨거운 시장이 된 것이다.

고객은 약간의 수수료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기업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빅 데이터를 수집하고 거기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득을 남긴다는 간단한 원리. 특히 모바일로 주문하는 배달앱을 통한 음식 배달 서비스는 올해 5조원을 쉽게 넘길 것으로 보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한 것. 그렇다면 배달앱 시장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배달 라이더들은 어떤가. 이들의 근로 환경은 시장이 커지는 만큼 올라가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배달앱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요기요'의 위장도급 문제가 이슈가 되기도 했다. 배달 라이더들이 근로자가 아닌 개인 사업자처럼 해서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도록 편법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다. 국내 월평균 배달대행 건수는 1000만건 이상이 된다고 한다. 배달 라이더의 숫자는 1만 명 이상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월급제로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는 형태이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 있는 곳은 대우가 나쁘지 않다. 배달 업체간의 경쟁도 치열해져서 배달 라이더들에게 받았던 중계수수료가 없어진 곳도 많았다. 배달 라이더들은 대략 한 건당 30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거리가 늘어나면 수수료도 올라간다. 휴일이나 악천우, 야간 등의 상황에서는 할증 요금이 붙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 9시간 정도의 근무를 하면 숙련된 라이더라면 하루 50~60건 정도의 배달이 가능하다고 한다. 60건을 올렸을 때 배달 라이더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대략 20만원 정도. 이렇게 주 6일, 한 달을 일한다고 가정하면 나쁜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모터사이클이나 스쿠터가 있어야 하고 보험역시 고가의 배달용 보험을 들어야 한다. 사고가 나거나 스쿠터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자신의 몫. 서비스에 문제가 생겨 고객이 클레임을 걸어도 배달 라이더가 책임을 져야 한다. 하루에 많게는 200km 내외의 거리를 주행하게 되니 스쿠터 유지비도 상당히 들어간다. 이런 제반 비용을 빼고 잘 하는 사람은 한 달 5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그 어떤 사고나 문제가 없었을 경우에 말이다. 모두가 이렇게 벌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배달대행 업체는 예전에는 배달 라이더들이 가져가는 수수료의 일부를 중계수수료로 떼어가는 형태였다고 하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음식점 등에서 내는 가맹비가 주 수입원이 되고 있다. 대행 업체는 가맹점 계약을 하고 여기서 필요한 라이더를 공급한다. 음식점은 대행업체에 가맹 계약을 하고 일정 가맹비를 내고 필요할 때마다 배달 라이더를 공급받는 방식. 최근 배달 주문이 늘어나는데 비해 배달 라이더들의 수요가 모자라 대행 업체에서 떼어나가는 수수료나 어플리케이션 비용 등은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결국 많은 배달을 하는 사람은 그만큼 많이 벌어가는 자본주의적 시장이 완성된 것이지만 여기에 부작용도 있다.

하루에 60건 이상씩 배달을 해 일 20만원 가량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한 번에 하나씩 배달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경로를 잘 잡아서 한 번 움직일 때 2~3건 많게는 5~6건의 배달을 한 번에 치러내야 가능한 숫자고 수입이다. 배달은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배달 라이더들은 늘 시간에 쫓기게 된다. 이는 교통 법규 위반이나 난폭운전 등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고 거기에 대한 책임 역시 오롯이 라이더가 지게 된다. 만약 법규를 지키고 한 번에 한 건씩의 배달 만 한다면 겨우 스쿠터 유지비와 식대 정도만 나오게 되기 때문에 이들은 무리해서라도 달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물론 직업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하는 라이더들에게는 괜찮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직업의 하나지만, 문제는 미성년자들이나 사회 초년생들의 단기 알바로 접근했을 때다. 자신의 스쿠터가 없어도 대행 업체에서 리스로 스쿠터를 공급해주기 때문. 보험료와 사용료, 유지보수료가 모두 포함된 금액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스쿠터를 빌려 배달을 한다. 야마하 N맥스 스쿠터의 경우 월 평균 리스료가 80만원 정도.

문제는 일부 청소년들이 스쿠터는 타고 싶지만 금전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 배달 대행 업체에서 리스 계약을 하는 경우다. 리스료를 내고 마음껏 스쿠터를 타고 다니다가 필요한 금액만 벌고 평상시에는 자가용처럼 운행을 한다는 것이다. 배달용 종합 보험이 가입되어 있어 사고 시 책임 소재도 약하고 목돈이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에 이렇게 활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직업의식이나 책임소재가 약하기 때문에 교통 법규나 안전 운전과는 거리가 먼 잠재적인 폭주족 양성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간접 고용이기 때문에 근로 안정이 될 수 없다. 배달 자체를 하나의 직업이라기 보기 보다는 단기 아르바이트 정도로 보거나 하위 직업으로 무시하는 인식도 빼놓을 수 없다. 업체와 라이더, 그리고 고객 모두 제대로 된 의식 없이 하나의 쉽게 돈 버는 방법으로 인식했을 때 여러 사고의 위험과 질 나쁜 서비스, 그리고 업체들의 편법 운영 등이 생길 수 있다.

우리나라 배달 시장은 나날이 커가고 있다. 특히 배달앱을 이용한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법규와 안전망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달 라이더가 소모품으로 사용되다가 버려지는 것이 아닌 하나의 직업으로 책임의식을 가지고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에 걸맞는 수입과 고용 그리고 시장 자체의 안정이 생길 것이다. 특히 고용형태나 사고의 위험 등에는 다양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최저 생계비를 벌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면 이는 직업이 아닌 목숨을 걸고 하는 위험한 선택이 될 뿐이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 <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상관 없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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