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거짓말’, 생존력 갑이라는 OCN표 드라마의 좋은 예

2019-10-14 16:32:58



OTT 시대, 채널은 백화점보다 전문점이 되어야 산다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새롭게 방영되고 있는 OCN 토일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은 겨우 2%대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 드라마가 대중들의 보편적인 선택을 받고 있다 말하긴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모두의 거짓말>은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스릴러가 엮여져 있어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이야기를 놓치기 십상인 드라마다. 이건 기존 TV 시대의 드라마 시청 패턴과는 다르다. 차라리 영화에 가까운 몰입을 요구하는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이라는 모호한 제목은 도대체 드라마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 알아채기가 어렵다. 한 저명한 정치인이 사고로 위장된 채 죽음을 맞이했고, 그 사위가 실종되었다. 그 죽은 정치인의 딸이자 실종된 자의 아내인 김서희(이유영)는 남편을 살리고 싶다면 아버지를 대신해 국회의원이 되라는 협박메시지를 받고 원치 않은 선거에 나서게 된다.

한가롭게 시골로 내려가 지내려던 조태식(이민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경위는 처음에는 이 사건을 귀찮아 하다가 점점 모든 게 거짓으로 위장되어 있다는 의심을 품으며 사건 깊숙이 들어간다. 실종된 김서희의 남편과 사망한 그의 아버지가 사건을 당하기 전 함께 호텔에 묵으며 무언가를 계획했었고, 그들의 사건에 정치적 적들이 개입되었을 거라는 심증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은 궁금해진다. 도대체 무슨 사건이 있었던 걸까. 그리고 이 드라마는 그 사건으로 무얼 얘기하려는 걸까.



<모두의 거짓말>은 이제 하나의 패턴이 되어 어느 정도의 고정적인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른바 OCN표 드라마의 색깔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OCN드라마는 대부분이 스릴러와 추리가 더해진 장르물들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OCN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으로 ‘무비 드라마’를 시도해왔고, 최근에는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걸기 시작했다.

최근 종영한 <타인은 지옥이다>나 <트랩>이 ‘드라마틱 시네마’라는 타이틀로 방영된 드라마들이다. 3번째 드라마틱 시네마는 <번외수사>라는 작품으로 역시 OCN이 추구하는 스릴러 장르가 이어질 전망이다. 과연 이게 드라마가 맞아 하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유혈이 낭자하고 잔인한 장면들이 쏟아져 나오며, 그래서 때론 19금을 거는 일이 잦기는 하지만 바로 그래서 OCN은 채널의 색깔을 분명하게 만들었다.

시즌제로 만들어진 <보이스>나 <구해줘> 같은 드라마는 그래서 미처 어디서 하는 드라마인지 확인하지 않고도 딱 OCN표 드라마라는 걸 시청자들이 어느 정도 인지하게 됐다. 다소 잔인하고 자극적인 스릴러와 장르물이지만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연출이나 대본에 있어 완성도가 높고 게다가 죽고 죽이는 이야기 속에 저마다의 선명한 메시지도 담겨 있다.



넷플릭스 같은 거대 공룡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경험한 시청자들이라면 OCN표 스릴러가 저 해외의 스릴러들과 비교해 전혀 빠지지 않는다는 데 공감할 것이다. 예를 들어 <손 더 게스트> 같은 작품은 미드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토속적이지만 해외에서도 보편적으로 통할 한국적 스릴러의 맛을 보여준다. <타인은 지옥이다> 같은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항간에는 이제 막 열리고 있는 OTT 시장으로 채널들이 전반적인 위기상황을 맞고 있지만 OCN만큼은 여기서 빗겨나 있다 말하기도 한다.

OTT 시장이 열리는 상황에 채널들이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보면, OCN이라는 채널이 하나의 답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제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채널이 차려놓고 모든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끌어 모으겠다는 건 점점 무모한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대신 한 가지에 충실한 전문점들이 콘텐츠 맛집으로 세워질 때 오히려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런 점에서 OCN표 드라마는 향후 채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한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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