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신차 시장에 찌릿한 자극, 아우디 e-트론 [경자년, 당신 마음 빼앗을 신차]

2019-12-31 16:32:54

아우디 e-트론, 고급 전기 SUV 시장 확대 주역될까

◆ 다음 자동차 칼럼니스트들이 뽑은 2020년 주목할 신차

(5) 아우디 e-트론

“차는 발전하지만 자극은 사라지는 요즘, 기대할 차는 완전 새로운 분야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경자년, 당신 마음 빼앗을 신차] 2020년에는 기대할 만한 차가 있을까? 최근 몇 년 동안 연말이 다가오면 생각하게 되는 문제다. 사람마다 취향이나 기준이 달라서 기대하는 차가 나오지 않을 수는 없다. 그런데 일반적인 기준으로 따지면 기대할 만한 차는 계속해서 줄어든다. 기술이나 성능이 상향평준화되고, 디자인도 트렌드를 따른다는 이유로 특색이 사라지고, 안전한 성장을 위해 파격적인 시도가 줄어들다 보니 기대할 만한 차가 딱히 눈에 띄지 않는다. 잘 팔리는 모델의 새로운 세대도 기대할 만한 차로 꼽을 수는 있지만, 세대가 바뀔 때마다 늘 생기는 일이니 그리 새롭지는 않다.

결국 기대할 만한 차는 새로운 분야로 좁아진다. 요즘 새로운 분야라 하면 전기차다. 세단과 해치백 등 극소수 분야에만 모델이 나오기 때문에 개척해야 할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내연기관이 포진하는 분야를 전부 전기차로 채울 수 있으니, 새로운 차의 등장 가능성이 거의 무한하다고 보면 된다. 차 가격이나 주행 가능 거리 때문에 효율성과 경제성에 집중하던 전기차는 주로 대중차, 그중에서도 해치백이나 세단 같은 보편성 높은 세그먼트 모델이 주로 나왔다. 최근 들어 새로운 분야나 특수한 차종으로 전기차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기 스포츠 세단을 개척한 테슬라는 SUV에 이어 픽업트럭 시장까지 발을 뻗쳤다. 포르쉐는 타이칸으로 스포츠카 시장을 공략한다. 고급차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고급 전기차 시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테슬라 픽업트럭인 사이버 트럭은 디자인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타이칸은 911의 정기를 이어받은 모델로 전기차가 스포츠카 시장을 어떻게 바꿀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진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고급 전기차 분야다. 이전 모델에 전기 파워트레인만 집어넣은 모델이 아닌, 전기차 전용 모델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고급차 만들기에 도가 튼 브랜드들이 과연 전기차는 어떤 식으로 표현할지, 고급차 시장 경쟁 구도가 전기차 분야에도 그대로 이어질지, 내연기관의 노하우를 전기차에 얼마나 이식할 수 있을지 등 궁금한 것 천지다. 경쟁에 흥미를 더하는 요소는 차종이다. 공교롭게도 고급차 브랜드가 내놓는 전기차는 대부분 SUV이다. 같은 차종을 들고 시장에 뛰어드니 비교 평가가 더 쉽다. 고급차 브랜드의 성적표 비교도 기대를 북돋우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내연기관 기반 고급차 브랜드가 내놓은 전기차는 재규어 I-페이스, 메르세데스-벤츠 EQC, 아우디 e-트론이다. 세 모델 모두 SUV이다. 재규어 I-페이스가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왔고, 벤츠 EQC는 지난 10월 선보였다. 아우디 e-트론은 지난해 가을 글로벌 공개가 이뤄졌지만, 국내에는 2020년 들어올 예정이다. 고급 전기 SUV 시장이 국내에 열렸지만, 신세계를 펼친 듯한 폭발적인 뜨거운 반응은 찾아보기 힘들다. 고급차 브랜드의 전에 없던 신차, 전기차라는 미래 분야를 책임질 특별한 차가 나왔는데도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아무리 고급차 브랜드라고 해도 전기차는 아직…’이라는 생각이 들 법하다. 2020년에 나올 e-트론은 이런 분위기를 뒤집을 내공을 발휘할지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 반전에 성공한다면, 단순히 e-트론 자체의 능력을 과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급 전기차 시장 확대에 불을 지필 테니 이래저래 기대는 커진다.

고급 브랜드 전기차는 대중적인 전기차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적절한 성능으로 싸게 널리 보급하기보다는 고급성이나 역동성 등을 키워 고급차다운 가치를 부여한다. 보급형 전기차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성능이나 장비를 갖췄으니 기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e-트론은 길이 4901mm, 휠베이스 2928mm로 국내 기준으로는 대형급에 속한다. 차체가 크고 전기로만 움직이는 순수 전기차인데도 성능을 보면 스포츠 SUV라 할 만하다. 전기모터 두 개가 내는 최고출력은 355마력이고,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402마력까지 올라간다. 최대토크는 기본 57.2kg・m이고 부스트 모드에서 67.8kg・m까지 치솟는다. 최고속도는 시속 200km,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6.6초이고 부스트 모드에서는 5.7초로 단축된다. e-트론의 정식 명칭은 e-트론 55 콰트로다. 아우디를 상징하는 '콰트로'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e-트론도 네바퀴굴림을 집어넣었다. 앞뒤에 달린 전기모터로 전자식 상시 네바퀴굴림을 완성해, SUV 본연의 특성을 강화했다.



e-트론은 미래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차답게 각종 최신 기술을 풍성하게 채웠다. 눈여겨볼 장비는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다. 사이드미러를 소형 카메라로 대체해 실내에서 디스플레이 화면으로 거울이 비추는 범위를 확인한다. 버추얼 콕핏과 대시보드+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 버추얼 익스테리어 미러 등 디스플레이로 가득한 실내는 최신 트렌드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MMI에 아마존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를 넣는 등 스마트 모바일 시대에 맞는 장비를 갖췄다. 시대를 앞서는 첨단기술 외에, SUV 스타일인데도 공기저항계수를 0.27까지 낮추는 등 기본기도 충실하다.



전기차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주행가능 거리다. 95kWh 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갖춘 e-트론의 주행가능 거리는 WLTP 기준 436km에 이른다. 150kW 고속 충전을 이용하면 30분 이내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 하면 ‘미래’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린다. 왠지 첨단기능도 많아야 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에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만 할 듯하다. 더군다나 고급차라면 기본기는 당연하고 더 높은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여긴다. e-트론은 드러난 제원과 먼저 출시된 지역에서 타본 이들의 평가로 이런 기대와 바람을 만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제는 국내에서 직접 확인할 차례다. 국내 환경은 다른 나라와는 또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얼마나 제 실력을 발휘할지도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e-트론에 관해서 궁금한 점이 많다. 아우디가 전기차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국내 고급 전기차 시장에 어떤 성과를 거둘지, 다른 경쟁차와 비교해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내연기관 기반 브랜드가 만든 전기차가 순수 전기차 브랜드의 모델과 어떻게 다를지 등. e-트론은 특색이 사라지는 신차 시장에 모처럼 이런저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신선한 자극 하나만으로도 기대가 크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임유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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