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현빈·손예진 멜로가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

2020-01-12 15:02:00



‘사랑의 불시착’, 코미디지만 남북 소재 멜로는 처음이라

[엔터미디어=정덕현] 과연 윤세리(손예진)와 리정혁(현빈)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까.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이제 본격적인 두 사람의 멜로에 돌입했다. 서로가 마음엔 있었지만 드러내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윤세리를 스포츠단과 함께 해외로 떠나보내려 할 때 인민무력부 보위국 조철강(오만석) 소좌에 의해 자행된 테러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됐다. 윤세리를 구하기 위해 달려드는 트럭에 몸을 던진 리정혁은 결국 윤세리 대신 총에 맞게 되고, 윤세리는 리정혁을 구하기 위해 공항이 아닌 병원으로 달려갔기 때문이다.

윤세리는 피를 많이 흘린 리정혁에게 자신의 피를 나눠줘 결국 그를 살리지만, 깨어난 리정혁은 왜 떠나지 않았냐고 화를 낸다. 윤세리가 떠나지 않음으로 해서 자신은 물론이고 부대원 모두가 위험을 감수하며 했던 일이 무산이 됐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윤세리 덕분에 자신이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리정혁은 그에게 키스하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사실 <사랑의 불시착>은 현실적인 리얼리티의 관점으로 보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물론 촘촘한 취재를 통해 채워진 북한의 일상들은 이미 귀순한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상당한 고증을 거쳤다는 게 확인되었다. 우리와는 다른 북한의 언어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닭을 키우기도 하는 북한의 다른 일상을 보는 재미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남측에서 북으로 돌풍을 타고 불시착해 북한 총정치국장의 아들과 로맨스에 빠지는 상황 자체는 현실적이라 말하긴 어렵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대놓고 코미디를 장르적 틀로 설정하고 있고, 충분한 고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실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이랬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나 판타지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 관점으로 보면 리정혁과 윤세리의 멜로는 현실적이진 않지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몸을 던져서까지 윤세리를 지켜준 리정혁과 그런 리정혁의 진심을 보면서 자신도 한 번쯤 그를 지켜줘야겠다 생각한 윤세리의 사랑.



결국 멜로에는 이를 가로막는 장벽들이 사실상의 주제를 담보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의 불시착>이 이들의 관계를 가로막는 장벽은 다름 아닌 남북의 벽이다. 도저히 만날 수조차 없을 것 같은 거리감을 주는 남북이 아닌가. 그런데 만나서 사랑에까지 빠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 리정혁은 이미 부모들끼리 정한 약혼자가 있다. 게다가 조철강처럼 리정혁은 물론이고 그 집안 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적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러니 리정혁과 윤세리의 멜로가 쉬울 턱이 없다.

그럼에도 남북의 장벽을 넘어 리정혁과 윤세리가 사랑하게 되는 걸 기대하는 건 지극히 현실적인 바람이자 판타지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남북관계가 지난해 초처럼 그런 화해무드가 아닌 긴장관계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바람과 판타지가 그 멜로에 깃들어 있어서다.



이 관점으로 보면 <사랑의 불시착>은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을 가져와 남북관계의 화해와 소통을 추구하는 멜로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을 적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거기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확인시켜주고, 그들과 소통(사랑, 우정)할 수 있다는 걸 로맨틱 코미디로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적어도 북한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코미디는 확실히 과감하고 가치 있는 시도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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