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국을 보면 ‘김사부2’ 낭만을 적극 지지할 수밖에 없다

2020-02-11 11:17:06



‘김사부2’, 시스템 농단에 맞선 한석규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건

[엔터미디어=정덕현] 1분 1초가 급박한 환자를 이송하는 119대원의 전화에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간호사. 실제 병상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을 받아봐야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대신 그리 생명이 위급하지도 않은 한가해 보이는 VIP들을 받기 위해 의사들이 줄줄이 마중을 나온다. 이걸 병원이라 부를 수 있을까. 또 이런 조치를 취하는 이를 의사라 말할 수 있을까.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2>에서는 원장으로 부임한 박민국(김주헌)이 노골적으로 돌담병원의 응급시스템을 농단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본래 갖고 있던 지병과 사고 여파로 김사부(한석규)의 부재를 틈타 프리랜서 마취과담당의인 남도일(변우민)을 해고시키고, 수간호사 오명심(진경)이 수술방에 들어간 사이 본원에서 데리고 온 간호사를 배치해 응급환자들을 받지 않는 전화응대를 시킨다.

이에 오명심은 발끈한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위급한 환자를 돌려보내거나 길바닥에서 뱅뱅 돌린 적이 없다는 것. 그것이 돌담병원의 존재이유이고 정체성이라는 거였다. 실제로 위급한 환자를 “받을 수 없다”는 간호사의 말에 119 대원은 “거기가 돌담병원 아닌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그만큼 돌담병원이 그 지역의 응급의료에 있어 든든한 신뢰를 얻고 있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버스 전복 사고 현장에서 자신도 다쳤지만 환자를 돌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김사부를 마주하고는 과거의 버스 사고의 트라우마를 떠올렸던 박민국이다. 의사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삶을 살겠다 했던 박민국이었지만 당장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그는 도망치기 바빴다. 그리고 그 때도 김사부는 그 곳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김사부와 대척점에 서서 돌담병원의 시스템 개혁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응급의료 체계를 무너뜨리려 하는 박민국이지만, 김사부는 그가 가진 트라우마조차 다독인다. 그런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친 것은 당연한 일이며 자책할 일이 아니라는 것. 김사부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의사로서 면면을 보여준 것.

하지만 박민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담병원의 우수한 인력들을 활용해 VIP 병원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실행해간다. 응급환자들을 외면하고 대신 서울에서 내려온 VIP를 받기 시작한다. 지역 거점 병원이라는 그 위치가 무색해지는 시스템 농단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돈을 위해 위급한 환자들의 생명을 담보로 잡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점점 리틀 김사부가 되어가고 있는 서우진(안효섭) 역시 골치 아픈 딜레마에 빠져버린다.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의 수술에 들어갔다가 그 환자가 이전에 받았던 수술에서 잘못된 걸 발견한 서우진은 그 사실을 USB에 담아 환자에게 알리려 한 것. 하지만 남도일 대신 같이 수술방에 들어간 심해진(박효주)은 그냥 덮자고 말한다. 진실을 알리겠다고 괜히 끄집어내야 문제만 커질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굳이 진실을 고집하는 서우진에게 박민국은 그 환자의 수술을 잘못 집도한 이가 바로 차은재(이성경)라고 밝힌다.

<낭만닥터 김사부2>는 이제 돌담병원에 드리워진 복합적인 위기 상황들을 동시다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김사부의 팔에 문제가 있다는 게 드러났고, 돌담병원의 시스템을 농단하려는 박민국 원장의 행보가 가속화됐다. 여기에 김사부를 든든히 지지하던 서우진마저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 과연 김사부는 이 산적한 위기들을 극복해낼 수 있을까.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통해서도 드러난 것이지만 긴급 의료체계는 그 사회의 존폐와도 연관이 있는 사안이다. 중국의 사망자가 급속히 증가한 반면, 우리의 경우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고 완치자들도 나온 건 바로 그 긴급 의료체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국종 교수 사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마침 겪고 있는 지금, <낭만닥터 김사부2>가 보여주는 응급의료 시스템에 대한 고집을 그저 낭만적이라 치부할 수 있을까. 이 드라마의 낭만을 더더욱 지지하게 되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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