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임’ 옥택연·이연희, 그 좋던 기세 어디로 사라졌나

2020-02-13 16:29:03



정체된 ‘더 게임’, 어째서 초반만큼 폭발력을 보이지 못할까

[엔터미디어=정덕현] MBC 수목드라마 <더 게임 : 0시를 향하여(이하 더 게임)>은 초반 상당히 흥미진진한 구도를 보여줬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이 죽기 전의 상황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김태평(옥택연)이라는 인물이 그렇고, 어떻게 해도 그 죽음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고 포기한 그에게 죽음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인물 서준영(이연희)이 등장해 그 운명을 바꾸는 사건이 그렇다. 이로써 김태평은 서준영을 통해 어떤 설렘과 희망을 갖게 된다.

더 흥미로웠던 건 구도경(임주환)이 ‘0시의 살인마’로 누명을 쓰고 20년 간이나 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조필두(김용준)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구도경은 당시 그런 누명을 쓰게 만든 남우현(박지일) 중앙서 강력계장과 알권리라는 미명하게 끝없이 스토킹에 가까운 취재를 해온 이준희(박원상) 하나일보 기자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인물. 구도경은 이준희의 딸을 납치해 0시의 살인마처럼 위장해 관에 넣었고 가까스로 구출된 그 딸을 병원까지 찾아가 살해했다.



이준희는 기자의 정보통을 통해 딸의 손톱에서 조필두의 유전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는 섣부르게 그가 딸의 살인자라고 판단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야기를 들은 이준희의 아내 유지원(장소연)이 지병으로 병원에 들어온 조필두를 살해하고 검거된다. 결국 진범이 조필두가 아니고 그렇게 증거를 꾸며낸 거라는 걸 알게 된 유지원은 무너져 내린다. 한편 김태평은 구도경의 집을 조사하다 지하에 0시의 살인마 진범이 감금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처럼 <더 게임>은 과거에 벌어졌던 하나의 잘못된 일들이 연쇄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을 보여준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그 사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데다, 누군가의 죽음을 보는 김태평이라는 인물이 이렇게 인과응보의 운명적 고리로 벌어질 사건들을 어떻게 서준영과 함께 바꿔나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또한 크다.



그런데 이런 괜찮은 구도와 설정에도 불구하고 <더 게임>은 어쩐지 도돌이표를 보는 듯 좀체 앞으로 나가지 않고 과거를 계속 되돌려보는 듯한 진행을 보이고 있다. 초반 몇 회만 속도감 있게 달려가던 드라마는 그래서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해서 들려주는 느낌을 준다. 물론 조금씩 이야기가 전개되곤 있지만 초반의 속도와 비교해보면 너무나 느릿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스릴러 장르에서 속도의 완급조절은 중요하다. 빠른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힘이 되어주고, 가끔 멈춰 서서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시켜주면 빠른 이야기 전개에는 더더욱 폭발력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더 게임>은 무슨 일인지 회상 장면이 너무나 많다. 어째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걸까.



구도경의 과거사에 집중하다 보니 애초 김태평이 갖고 있던 그 능력은 사건에 있어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초반의 힘이 바로 그 특별한 능력에서 생겨난 거였지만, 그 힘이 추진력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건 이후 새로운 사건들이 전개되지 않아 그 능력이 발휘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비장한 느낌을 주는 연출적 의도는 알겠지만 사건 전개 없이 비장미만 가득하게 되면 지루해질 수밖에 없다. 좋은 구도와 설정에 맞는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가 절실한 시점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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