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전성기 ‘나 혼자’, 김연경·박나래로 본 승승장구 비결

2018-02-10 15:53:39



‘정법’과 대적하는 ‘나 혼자’, 일상 공감과 웃음의 힘

[엔터미디어=정덕현] 최근 MBC 예능 <나 혼자 산다>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물론 시간대는 약간 다르지만 SBS <정글의 법칙>과 시청률에 있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정도다. 1,2년 전만 해도 금요일 밤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은 <정글의 법칙>이 거의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금요일 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 혼자 산다>는 리얼리티 시대의 일상에서 포착되는 공감과 웃음으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냈고, 지금은 12%대 시청률(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도대체 이런 힘은 어디서 생겨난 걸까.

이번 박나래와 김연경이 나온 <나 혼자 산다>를 보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먼저 박나래가 혼자 떠나는 패키지여행을 보면 여행 자체가 주는 재미도 재미지만, 그 영상물을 들여다보며 툭툭 멘트를 던져 캐릭터를 뽑아내고 웃음의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스튜디오에서의 토크가 막강한 상승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포착하는데 남다른 재능을 보인다. 이를테면 기안84가 전현무를 웹툰 캐릭터로 그린 포효하는 얼굴은 이제 오프닝을 알리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다. 이시언은 지난 회에 화제가 됐던 건강검진을 통해 ‘전립선 스타’라는 캐릭터가 되었다. 그래서 전현무는 스튜디오 토크에서 아예 대놓고 “전립선 스타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를 묻는다. 여기에 맞춰 이시언은 전현무의 “있을 데도 있고 없는 데도 있다”는 식의 멘트를 두고 대상이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맞받는다.

이번 박나래도 마찬가지다. 패키지여행에서 도착한 대관령 목장에서 단신 때문에 바닥이 끌릴 것 같은 롱패딩에 머리를 땋은 것처럼 짠 털모자를 쓴 박나래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 같지 않냐?”고 묻자 이시언은 “하이디 어머님” 같다고 함으로서 그의 캐릭터 하나를 만든다. 마침 혼자 사진을 찍기 위해 삼각대를 놓고 안간힘을 쓰는 박나래가 눈길에 엎어지고 삼각대를 마치 지팡이처럼 쓰는 대목에 ‘하이디 어머님’이란 멘트가 들어간다. 이러니 웃음이 빵 터지지 않을 수 없다. 초통령 답게 함께 패키지여행을 온 아이들과 어울리는 대목에서 ‘뽀로로’의 음악이 집어넣는 센스는 <나 혼자 산다>의 힘이 일상 관찰과 동시에 거기서 뽑아내는 남다른 웃음의 감각에서 나온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이어 방영된 김연경 선수의 상하이 일상의 모습도 그가 가진 특유의 캐릭터가 만들어지며 웃음을 준다. 보일러가 고장 나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통역에게 한없이 투덜대는 김연경 선수는 부지불식간에 터져 나오는 욕을 ‘식빵’으로 승화시켜버렸다. 그래서 계속 식빵이 이모티콘처럼 영상에 달라붙고 거기에 스튜디오에서 맞춰주는 ‘김연경 베이커리’라고 말하는 멘트가 더해져 웃음이 만들어진다.

세계 최정상의 배구선수가 우리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그 일상적인 면면이 주는 흥미로움이 리얼리티 특유의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프로그램은 거기서 머물지 않고 출연자들을 캐릭터화해 보다 재미있는 상황들을 짚어낸다. 중요한 시합이 있는 날, 스스로 김치볶음밥에 어묵탕을 해먹는 일상적인 모습이 보여지지만, 막상 시합을 위해 경기장에 가면 남다른 아우라를 보여주는 그 상반된 모습이 주는 묘미 또한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역시 제아무리 유명한 스타라고 해도 일상을 담는다는 그 취지를 결코 잊지 않는 <나 혼자 산다>는 김연경 선수와의 화상전화를 통해 다시 그 소탈한 모습을 잡아내는 것으로 1부 이야기를 끝맺는다. 기안84가 수원에 산다는 김연경 선수에게 “갈비 한 번 해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그렇다. 세계 정상의 배구선수에서 친근하고 소탈한 인물로 다시금 김연경 선수를 보여주는 것.

사실상 국내 연예인 리얼리티쇼의 효시라고도 볼 수 있는 <나 혼자 산다>는 한 때 1인가구라는 시대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저 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프로그램이 됐다. 오랜 경험이 축적되면서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누군가의 일상을 잡아내 거기에 캐릭터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뽑아내고 웃음을 주는 그 노하우는 이제 <나 혼자 산다>가 금요일 밤의 최강자 <정글의 법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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