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결국 대폭발한 백종원, 이젠 제작진이 대답할 차례

2019-05-23 10:58:12



‘골목식당’ 출연 식당 섭외 논란, 백종원도 시청자만큼 화났다

[엔터미디어=정덕현] 결국 백종원이 폭발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여수 꿈뜨락몰 청년들을 모아 놓은 자리에서 그는 그간 누르고 눌러왔던 감정을 드러냈다. “뭘 착각하시는 것 같아서 그래요. 미안하지만 준비가 거의 안 되어 있어요. 그리고 너무 안일해. 그래서 난 진짜로 이럴 바에는 전체적으로 포기하자. 두 분만(양식집) 준비가 되어 있는 거고 나머지는 다 준비가 안 되어 있어. 진짜로. 오늘 장사하라고 준비하라 했는데 장사할 준비가 아무도 안 되어 있잖아. 여기(양식집) 말고는.”

전체적으로 포기하자는 말이 나올 법한 상황이었다. 2주간의 시간을 줬고 숙제도 내줬지만 청년들은 숙제를 내준 이유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엉뚱한 고집을 부리고도 있었다. 시작부터 위생불량으로 질타를 받았던 꼬치집은 기성 시제품이 아닌 수제 꼬치를 고집했지만, 막상 백종원이 두 개를 비교해 먹어본 결과 맛의 차이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손님들이 많이 오면 수제 꼬치를 계속 한다는 게 어려워질 것을 알고 있는 백종원은 굳이 그렇게 할 게 있느냐고 말했지만 꼬치집 사장은 끝내 수제를 고집했다.



햄버거집 사장은 엉뚱하게도 유명 햄버거집 투어를 하고 난 후 역시 패티가 관건이었다면서 새로운 패티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연구해 내놓은 마늘, 올리브유 등으로 절인 고기로 만든 패티는 백종원이 그냥 고기에 소금, 후추를 넣어 만든 패티보다 맛이 없었다. 심지어 원가보다 훨씬 비싸게 고기를 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햄버거집 사장이 엉뚱한 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다는 걸 말해줬다.

다코야키집은 갑작스레 만두 전문점을 하겠다며 신메뉴로 내세웠지만 기성 만두피를 사다 만드는 걸 보고는 백종원은 허탈해질 수밖에 없었다. 여수라는 지역에 걸맞게 갓김치를 이용한 만두소를 개발한 건 좋았지만 수제 만두집이라면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만두피 만드는 것조차 다코아키집 사장은 알지 못했다. 이런 사정은 돈가스집이나 문어집도 마찬가지였다. 돈가스집이 내놓은 신메뉴는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 별 효과가 없었고, 문어집은 이상하게도 문어를 고집했다. 가격도 비싸고 원료 수급도 쉽지 않은 문어를 그것도 라면에 넣어 9천원짜리 문어라면을 팔겠다는 것이었지만, 백종원 말대로 그러려면 차라리 3만원 주고 문어 사서 먹지 왜 굳이 문어라면을 먹을까.



손님들에게 장사를 하기로 한 날 하루 전 상황이었지만 장사 준비가 된 집은 양식집이 유일했다. 수십 개의 파스타 실험을 한 끝에 내놓은 정어리 파스타는 백종원은 물론이고 초딩입맛 김성주의 입맛까지 사로잡았다. 서울에서 팔면 1만8천 원은 받아도 된다는 그 파스타를 겨우 5천 원 정도에 팔겠다는 사장님의 이야기에 백종원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집만이 유일하게 준비된 집이었고 또 노력하는 집이었다. 결국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가게들은 당일 하기로 한 장사를 포기했다. 이유는 더 연구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설령 잘못된 판단으로 이렇게 해왔더라도 일단 그걸 평가받아보고 쓴 소리도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하자는 거고 그걸 공부삼아서 해보자는 건데 여러분이 뭘 했다고 연구한다고 그래. 뭘 연구하게? 2주 동안 줬는데도 아무 것도 아웃풋이 없는데. (버거집에게) 하기 싫다고 그랬다면서? 햄버거. 하기 싫으면 하지 마 오늘 당장 끝내. 진짜루. 2주나 시간을 줬어. 2주나. 내가 청소 잘했다고 칭찬해준 거는 상처 입을까봐 한 거야. 솜씨 좋다고 무슨... 2주 동안 만두피 사다가 찔끔찔끔 이거 애들이 웃을 일이여. 라면 가지고 장난이나 쳐놓은 거지 뭐.”

이런 사람들은 “장사를 하지 말아야 된다”고 말하는 백종원의 분노는 어찌 보면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 그대로였다. 그리고 백종원의 고충 또한 이해됐다. 국회에 나가서도 그가 했던 말은 “준비 안 된 사람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말대로 최근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준비 안 된 사람들이 나와도 억지로 챙겨주고 브랜드, 메뉴를 만들어줬다. 백종원이 “무슨 이유식 떠먹이듯이 떠먹일 일 있냐”고 분통을 터트릴만한 일이었다. 그가 “몇십 년 동안 잠 못 자고 고생하면서 얻은 걸” 무슨 이유로 이렇게 준비도 안 되어 있고 노력도 안하는 이들에게 줘야할까.



그는 프로그램의 달라진 정체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은 이걸 보고 여태까지 오픈했던 사람이 뭘 잘못했구나, 난 이걸 해야지, 저렇게 어렵게 하는데 함부로 식당하면 안되겠다, 그걸 보여주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말도 안 되는 준비도 안돼 있고 아무 것도 안하는 사람들 잡아놓고 떠먹여주고 짠하고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어요. 이게 뭐야. 이번이 제일 심각해요 제일.”

그리고 마지막에는 ‘불공평’을 얘기했다. 그것은 이 꿈뜨락몰 청년 사장들에게 하는 이야기였지만 또한 프로그램 제작진에게도 하는 이야기였다. “한번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세요. 이게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 여러분이 뭘 잘해서 전생에 뭘 잘했기 때문에 아니면 어떤 꿈을 꿨기 때문에 갑자기 뜬금없이 우리가 나타나서 뭐든지 다 먹여줘야 돼. 이렇게 세상이 불공평한 게 어딨어.” 항상 나오는 출연 식당 섭외 관련 논란들에 대한 백종원의 불만이 거기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건 시청자들이 느끼는 그대로였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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