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먹3’, 모두가 점점 더 이연복만 쳐다보게 된다는 건

2019-06-07 15:27:58



‘현지먹3’ 이연복은 과연 지속적으로 비기를 선보일 수 있을까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tvN 예능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의 선전이 예상 밖이다. 정준영 이슈도 그렇고 한국에서 통용되는 외국 음식과 기술을 갖고 본토에서 도전한다는 기존의 참신한 기획의도를 버리고, <윤식당><스페인하숙><국경 없는 포차> 등등 연예인들이 외국에 나가서 한식을 파는 장사 콘셉트를 내세우다니 너무나 익숙한 포맷이라 식상할 것이란 예상 평가도 있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전문가 없이 연예인으로 구성된 <강식당>과 같았다면 <국경 없는 포차>와 비슷한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3%대로 시작한 시청률은 입소문을 탄 푸드트럭처럼 손님이 몰리면서 점점 높아졌다. 지난 6화의 경우 지상파, 종편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평균 4~5%대 시청률로 목요 예능 왕좌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최근 시청률이 다소 하락하긴 했지만 높아진 시청률만큼이나 관심과 호평도 잇따랐다.

중국 편부터 대중성을 확인해준 이연복 셰프의 쿡방에 대한 호기심은 미국편에서 그야말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김치와 짜장, 짬뽕이 미국 현지인들의 입맛을 이토록 사로잡을 줄 몰랐던 것처럼 현지라는 콘셉트를 우리가 흔히 먹는 한국식 중식 전파로 바꾸고, 연예인의 자리에 이연복을 내세우면서 쿡방의 묘미를 추구하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역시나 해외에서 음식을 선보일 때 가장 큰 호기심은 그들의 반응이다. 세계적인 IT기업과 힙스터, 미식가들로 유명한 샌프란시스코 시민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은 여전히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흡입력은 이연복 셰프가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지켜보면서 느껴지는 허기와 군침에서 발생한다. 또한,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점차 성장하면서 한 팀으로 뭉치고 완판을 해내는 스토리라인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역시도 이연복의 숙련된 요리와 레시피, 즉 쿡방이다.

출연 자체가 브랜드이자 콘텐츠가 되는 이연복이 가진 힘은 시청자를 모으는 가장 큰 동력이자 1번 메뉴다. 두꺼운 새우에 튀김옷을 두 번 입히고 이연복의 비법 소스가 들어간 크림 새우, 초벌 계란볶음밥에 김치와 양파를 달달 볶은 다음 깍두기까지 넣어 누르게 볶아낸 김치볶음밥을 보면서 먹고 싶은 욕망이 늦은 밤에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이 이번 미국편 흥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넘어와 선보인 깍두기볶음밥, 크림새우, 마파두부덮밥, 미숫가루, 떡갈비버거, 유자 에이드 등 이번에 선보인 메뉴들만 해도 우리에겐 대중적이고 현지에선 생소할 수 있는 음식들이다. 우리가 아는 음식이기에 더욱 궁금해지는 맛은 늦은 밤에 출출하게 만든다.



<현지에서 먹힐까? 미국편>을 제외하고도 현재 <강식당>이 인기를 얻고 있듯이 연예인들이 장사를 하는 콘텐츠, 나아가 <골목식당>처럼 짧은 기간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성장기가 예능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사랑을 얻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얻는 데에는 로망을 자극한다든가, 유명인이 직접 요리하고 서빙하는 새로움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 정서는 함께 힘을 모아 무언가를 이뤄내는 성취의 간접체험이다. 심지어 단시간에 이뤄지니 판타지로 삼기도 충분하다.

그런데 이연복의 쿡방을 앞세운 것으로 방향을 바꾼 <현지에서 먹힐까?> 시리즈는 바로 이 지점에서 고민이 있다. 이연복의 쿡방은 그 자체로 늘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지만 이런 류 예능이 추구하는 스토리라인인 도전의 성취가 이연복 앞에선 별다른 거리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 십 년 경력의 대가에게 레시피란 이미 몸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이고, 준비과정부터 응용, 밀린 주문을 쳐내는 것까지 그 많은 미션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빠른 손놀림과 경력에서 나오는 수완이 이연복 쿡방의 전매특허이긴 하지만, 호흡이 길어질수록 장사가 지속될수록 볼거리나 호기심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마치 농구의 히어로볼 전략처럼 모두가 점점 더 이연복을 쳐다보게 된다.



뚝딱뚝딱 해내는 이연복의 쿡방은 그 자체가 볼거리긴 하지만 궁금증을 유발하는 스토리, 다른 출연자의 성장과 어울림의 여지와 같은 부분에서 다소 부딪힌다.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온 복스푸드트럭는 멤버간의 조직력도 높아진데다 정준영을 대신해 민우가 들어왔으니 더욱 제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이 살짝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앞서 언급한 부딪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인들이 이연복의 중식을 즐긴다는 것은 지난 방송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되었고, 멤버들도 자리를 잡았다. 그럼에도 계속 장사를 해나가는 복스푸드트럭의 이야기를 지켜보게 하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 멘보샤나 만두 같은 비기를 꺼내드는 쿡방의 힘과 관찰예능 치고는 단조로운 스토리라인 사이에 놓인 균형의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그 결과가 향후 복스푸드트럭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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