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식당2’ 언제 적 이수근인데...그의 재치는 여전히 신묘하다

2019-06-10 11:51:59



‘강식당2’ 이수근 존재감 유달리 크게 느껴지는 까닭

[엔터미디어=김교석의 어쩌다 네가] tvN 예능 <강식당2>는 나영석 사단의 여느 ‘장사’ 시리즈보다 주방에 포커스를 맞춘다. 직전에 방영한 <스페인 하숙>은 음식점이 아닌 관계로 무대가 다양한 편이고, <윤식당> 시리즈는 윤여정의 존재감과 레시피부터 음식을 해내는 쿡방 요소들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엄연한 메인코스는 음식을 놓고 현지 손님들과 어울리는 대화와 한식에 대한 품평이다. 즉, 이서진이 이끄는 홀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풍경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국내에서 팝업가게를 연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커피프렌즈> 또한 오픈 키친을 활용해 손님들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향했다는 것과는 달리, <강식당2>에서 손님들의 존재와 반응은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제작진 추산 만 명이 넘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서 긴급히 모객 방식을 변경할 정도였지만 정작 방송 속의 홀은 북적이기보단 차분했다.



<강식당2>는 대부분의 출연자가 주방에서 활약한다. 이번 경주 편은 아예 주방 공간이 홀보다 면적 자체가 더욱 크게 보이고, 바 또한 주방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른 어떤 시리즈보다 말이 없어진 안재현은 기름 앞에서 진지하게 음식 만들기에만 전념하고, 새로이 합류한 피오는 기대한 만큼 형들을 도와 윤활유 역할을 한다. 총 주방장이지만 가장 구박을 많이 받는 강호동은 웃음을 만드는 소재로 자신과 자신의 메뉴를 자의반 타의반 내주면서 단순히 손님들을 접객하고 장사 수완을 발휘하는 관찰예능 이상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강식당2>가 이처럼 주방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건 <신서유기>의 스핀오프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신서유기>가 요즘 보기 드문 캐릭터쇼를 기반으로 한 리얼버라이어티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 연예인들이 실제로 손님을 맞이해 영업을 한다는 콘셉트의 관찰예능 프로그램들은 최근 정말 많지만, <강식당> 시리즈는 손님들, 시청자들에게 로망과 정서적 교감을 전하는 것보다 캐릭터쇼를 기반으로 웃음을 만드는 리얼버라이어티의 문법으로 다가간다.



따라서 <강식당> 시리즈는 주방이란 한정된 공간 안에서 캐릭터에 맞게 역할을 나눠 갖고, 같은 목표를 나아가기 위해 함께 미션을 수행하는 출연자들의 관계망에 주목한다. 특수한 상황과 장소를 만들어 역할극을 하는 것은 관찰예능의 전매특허지만, 그 이전 <무한도전> 등에서 선보였던 리얼버라이어티의 단골 소재이기도 했다. 강호동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가진 멤버들이 티격태격하면서 어우러지는 묘미가 <강식당>이 보여주는 주된 풍경이고 주방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효정 PD는 “처음엔 멘붕이었다가, 점점 성장해나가는 멤버들 모습이 관전 포인트”라며 “멤버들이 점점 자신의 메뉴와 담당 업무에 애착을 가지면서 장사가 잘되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하고 메뉴도 점점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정리하자면 리얼버라이어티의 핵심인 성장 서사의 강조다.



이러한 <강식당2>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유달리 커진 이수근의 존재감이다. 2회까지 <강식당2>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이수근이다. 그는 능숙한 일솜씨와 깐족거림이란 두 가지 무기를 바탕으로 캐릭터쇼에 필요한 갈등과 웃음과 관계망을 만들어간다. 일일 할당량이 있는 은지원과의 투닥임은 물론, 강호동을 놀리면서 콤비 플레이를 펼치고, 출연자 중 유일하게 여유를 갖고 손님들과 농을 주고받는다. 마치 홍길동처럼 여기 번쩍 저기 번쩍 나타나 막힌 하수구를 뚫는 것부터, 일손이 부족한 곳의 흐름을 뚫어주는 해결사인 동시에 적잖은 분란의 불씨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멤버들에게 명물, 혹은 영물이란 소리를 듣는 이유다. <강식당>의 실제 운영은 안정된 안재현과 열심히 일하는 피오와 송민호의 노동력, 진심으로 열중하는 은지원의 노력을 바탕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관찰예능의 전형적 소재를 리얼버라이어티의 웃음으로 변환시켜 풀어가는 핵심은 이수근이다.

역시나 캐릭터쇼의 생명력은 웃음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의 활약에 비례한다. <강식당2>가 기대되는 건 늘 봐왔던 인물들이 다시금 뭉쳤지만 여전히 식상한 관계로 눅눅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엔 출연자들의 진심이 모인 까닭도 있겠고,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강호동의 리더십과 함께 텐션을 책임지는 이수근의 활약 덕분이다. 멤버들이 한군데 모여 닿을 데가 많다보니 그의 재치가 더욱 빛을 발한다. 어떻게 보면 익숙하고도 식상하다고 할 수 있는 이수근의 활약에 <강식당2>의 초반 분위기가 상승무드를 그리고 있다. 그렇게 <강식당2>에서 언제 적 이수근이 여전히 신묘한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김교석 mcwivern@naver.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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