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와 T맵 택시, 타다 향한 반격 카드는 뭘까

2019-08-02 10:11:59

플랫폼 택시, 누가 주도할 것인가

[김진석의 라스트 마일] 지난 7월 국토교통부는 “혁신성장 및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 제도 개편 방안”을 통해 앞으로 택시산업의 변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이 발표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첫 번째는 플랫폼 택시는 배회 영업과 구분해 최대한 규제를 풀고, 요금 자율성을 부여해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과 경쟁을 유도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왕이면 기존 택시업체를 활용해 플랫폼 택시 관련 사업을 진행하도록 가맹 택시의 규제 역시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택시 산업은 “가맹 택시의 플랫폼화, 플랫폼의 가맹 택시화” 두 가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 “플랫폼 택시”의 두 가지 필수 요소

이번 발표를 통해 마침내 그간 논의되어오던 플랫폼 택시가 구체화되었습니다. 플랫폼 택시는 쉽게 말해 스마트폰 기반의 호출형 택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플랫폼 택시를 단순히 콜택시로 볼 수는 없습니다. 플랫폼 택시는 소비자의 요금 선택, 맞춤 서비스 요청, 기사 선택, 평점 주기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길거리에 있는 택시를 바로 잡아 바로 타고 가는 배회 영업(Catch&go) 택시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앞으로 기존의 일률적인 형태의 택시에서 벗어나 우버, 카풀, 타다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미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가치를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택시가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플랫폼 택시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수입니다. 우선 소비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수요와 공급을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 존재해야 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화된 공급자가 필요합니다. 플랫폼 택시는 이 두 가지 요소가 동시에 갖춰져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은 이미 존재합니다. 국내 1,2위 사업자인 카카오T와 T맵 택시가 국내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플랫폼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차별화된 택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타다가 차별화된 공급을 바탕으로 급격하게 사용자를 늘려가는 것을 보고 간담이 서늘했을 것입니다.



타다 같은 렌터카를 활용하는 방식 외에도 기존 택시를 활용한 차별화되는 공급도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웨이고와 같은 가맹 택시입니다. 가맹 택시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맞는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된 공급자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플랫폼과는 별개의 주체로서 서비스에 적합한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없이는 원활한 운영이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웨이고는 카카오T라는 강력한 플랫폼에 입점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국토부의 교통정리(?)에 따라 차별화된 공급은 규제가 비교적 자유로운 가맹 택시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되면서 가맹 택시 사업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타다도 마찬가지입니다. 타다는 택시가 아닌 렌트카 형태였던 타다 베이직을 통해 순식간에 강력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지만, 국토부의 방향이 운영 대수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택시 면허를 활용해야 하는 “총량제"로 정해졌기 때문에 타다 베이직의 운영 대수를 확대하는 데는 제약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타다 역시 택시를 활용해 차별화된 공급을 할 수 있는 타다 프리미엄(고급택시), 혹은 그와 또 다른 형태의 택시 공급 확보가 시급합니다.



◆ 플랫폼의 가맹 택시화, 가맹 택시의 플랫폼화

플랫폼 택시가 모빌리티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앞으로 모빌리티 플랫폼 간의 경쟁은 누가 더 차별화된 (택시) 공급을 제공할 수 있는가가 핵심적인 경쟁 요소가 되었습니다. 타다의 사례에서 증명됐듯이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갈 테니까요. 따라서 다양한 중개 플랫폼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급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하면 유력 플랫폼 업체들은 믿을만한 가맹 택시 파트너들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파트너 확보뿐만 아니라 직접 택시 회사를 인수해 가맹 택시를 운영할지도 모릅니다. 제휴는 기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많아지므로 빠른 시도와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불리합니다. 이보다는 소수더라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합니다.



마찬가지로 가맹 택시 측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기존 택시 업계에서 가맹 택시를 새롭게 시작한다면 웨이고처럼 카카오T 같이 강력하게 자리 잡은 중개 플랫폼 안에 입점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선택입니다. 아무래도 전통적인 택시업계는 IT 분야에 친숙하지 않고, IT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중개 플랫폼을 파트너로 택하는 지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만약 파트너를 잘못 택하게 되면 본인들의 사업 역량과는 관계없이 같이 침몰하게 될 리스크가 큽니다.

또한 중개 플랫폼 안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는 가맹 택시사업을 직접 운영할만한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거기다가 수요를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이 직접 가맹 택시를 운영하면 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어 협상력이 점점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 고생은 여기서 다하는 데 돈은 저기서 다 벌어가는 형국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가맹 택시에 새롭게 진출하려고 검토한다면 직접 플랫폼을 구축하는 카드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KSTM의 마카롱이 이미 이 길을 가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입니다.



◆ 가장 중요한 건 소비자 가치

이처럼 앞으로 플랫폼의 가맹 택시화, 가맹 택시의 플랫폼화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 택시가 등장할 것으로 봅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지금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든 간에 소비자에게 만족할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성장할 것입니다. 특히 모빌리티 산업은 앞으로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이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업에는 자본 투자가 몰릴 것입니다.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배회 영업 형태의 택시가 제공할 수 없던 새로운 이동의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결국 이것에 집중하고 가장 잘 해내는 기업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요?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플랫폼 택시 서비스를 볼 때 얼마나 소비자에게 커다란 가치를 주는가를 판단 기준으로 삼으면 그 서비스의 성패를 점쳐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어떤 형태의 플랫폼 택시가 등장하고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갈까요?

자동차 칼럼니스트 김진석

김진석 칼럼니스트 : 국내 자동차 제조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승차 공유 스타트업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했다. 자동차 컨텐츠 채널 <카레시피>를 운영하며 칼럼을 기고하는 등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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