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차는 볼보, 모터사이클 하면 허스크바나, 그 이유는?

2019-08-12 09:13:49



스칸디나비아 모터사이클의 압도적인 기술력
출생지에 따른 모터사이클 브랜드 특성 (3) 스웨덴

[최홍준의 모토톡] 스웨덴은 오랜 기간 북유럽의 강국으로 군림해 왔다. 넓은 영토와 천혜의 자원, 인적 자원도 충분했고 군사 및 과학기술력도 뛰어났다. 기후가 사람이 살기에 좋은 편이 아니었기에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그 결과는 인류애적이고 안전도가 높은 결과물로 나타났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자동차 브랜드는 볼보와 스카니아이다. 볼보는 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고 스카니아는 세계 상용 트럭의 중심에 서 있다. 주행성능은 물론 운전자들에 대한 배려가 특징인 자동차들이다. 이와 달리 스웨덴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마니악한 주행성능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 허스크바나(HUSQVARNA MOTORCYCLE)

1903년에 시작된 허스크바나는 소총을 만들거나 미싱 같은 기계를 만드는 곳으로 시작했다.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나오는 질 좋은 철강을 기본으로 아주 작고 정밀한 기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허스크바나는 스웨덴 군대에 납품하던 총을 만들기도 했으며 당시로는 드물게 정밀한 미싱을 대량 생산해 낼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이 또 잘 만들어낸 것이 있었는데 바로 엔진이었다. 지역적인 특성상 벌목을 해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이 많았는데 엔진 톱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도 허스크바나라고 하면 엔진 톱을 떠올리는 사람이 더 많을 정도이다.

지금은 사업부가 완전히 분리되어 다른 회사로 운영되고 있고 그냥 허스크바나라고 하면 엔진 톱 브랜드를 말하며, 허스크바나 모터사이클이라고 해야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인지된다고 할 정도이다. 국내에도 허스크바나 엔진 톱은 잘 알려져 있다.



허스크바나의 모터사이클 역사 역시 레이스부터 시작되었다. 포장되지 않은 길이 더 많던 시절 누가 더 멀리, 빨리 다녀오나를 겨루던 그 시절부터 비포장 주행에 특화된 기술을 가지게 되었으며 다양한 장거리 랠리 경기나 오프로드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오프로드를 비롯해서 온로드 바이크도 뛰어난 성능으로 다양한 레이스에서 활약했다.

1980년대 이후 오프로드 시장에 집중해서 모터크로스를 비롯해서 엔듀로 전문 브랜드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자들은 좋은 사업가가 되지 못한다는 말이 허스크바나에서도 일어났다. 고성능 모터사이클을 잘 만들어냈지만 영업망을 잘 관리하지 못했고 경쟁자들의 가격 경쟁이나 적극적인 영업정책에 점차 점유율을 잃어갔다. 그러다가 몸집을 불리고 있던 이탈리아의 MV아구스타 그룹으로 인수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1988년의 일이다. MV아구스타 그룹은 허스크바나의 헤드쿼터를 이탈리아로 옮겨버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장은 스웨덴에 그대로 남겨두었다. 당시 MV그룹은 과도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해 있던 터라 이렇다할 신모델을 개발하기 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술을 이용해서 소소한 모델 체인지만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그룹자체가 어려워지자 BMW그룹으로 매각을 하고 말았다. 그것이 2003년이다.



당시 BMW모토라드는 엔듀로 모터사이클에 대한 개발을 추진 중이었고 거의 완성 단계에 있었다. 오프로드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기대하고 인수를 했지만 마땅한 최신 기술이 없었고 오히려 자신들의 기술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자신들이 개발한 프레임과 엔진을 사용해 허스크바나의 이름을 사용해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고 시장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원래 허스크바나는 스웨덴의 컬러인 노란색과 파란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탈리아 회사로 넘어간 이후부터는 빨간색과 흰색을 주로 사용했다. BMW도 그 컬러를 그대로 사용했고 지금은 BMW 시절의 허스크바나를 레드 허스키라고도 부르고 있다. 당시 허스크바나의 TE 시리즈들은 엔듀로GP에서 우승을 하기도 하는 등 많은 활약을 했지만 BMW는 오프로드 시장을 새로이 개척하기 보다는 묵묵히 허스크바나를 지원했다. 시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BMW는 그렇게 10년을 가지고 있던 허스크바나를 다시 매각한다.



허스크바나가 오프로드의 명가로 꾸준히 이름을 남기고 있을 때 신생 브랜드로 국가적 차원의 막강한 지원을 받으며 떠오른 기업이 바로 KTM. 오스트리아에 베이스를 둔 KTM은 디자인 및 컨설팅 그룹인 키스카 디자인과 서스펜션 브랜드 WP 등의 지분을 소유하며 거대 기업으로 커나가고 있었다. 가장 극한의 오프로드 경기인 다카르랠리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었고 때마침 매물로 나온 허스크바나를 인수한 것이 바로 KTM그룹이었다.

KTM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경쟁업체로 두지 않고 자회사로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다. 지금도 허스크바나는 KTM 그룹의 지원과 운영을 받고 있으며 같은 엔진과 프레임을 사용하지만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 모터사이클을 만들어내고 있다.



◆ 후사버그(HUSABERG)

후사버그의 시작은 허스크바나의 위기에서 비롯됐다. 허스크바나가 이탈리아회사로 매각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핵심 엔지니어 4명이 독립을 선언했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기술을 그대로 가지고 후사버그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강력한 프레임과 막강한 출력의 엔진을 토대로 오프로드 시장에서 순식간에 강력한 브랜드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도 오래가지 못했다.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영업이나 관리면에서는 제대로 회사를 운영하지 못했던 것, 경영이 어려워지자 자진해서 KTM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었으며 오늘날 KTM의 혁신적인 기술을 완성 시키는데 일조했다.

결국 허스크바나에서 나온 후사버그가 KTM그룹으로 먼저 들어가 있었고, 허스크바나마저 매입한 KTM은 원래 하나였던 후사버그와 허스크바나를 하나로 합쳐버린다.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경영에 실패했던 두 브랜드는 지금은 뛰어난 경영자와 전문가 집단이 되어 오프로드 시장의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 있게 된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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